젊은이들은 이 사회의 미래다. 이 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은 살만한 세상인가. 앞으로도 살만한 세상인가. 아직도 그리 생각하면 맘껏 당신들의 생각과 탐욕에 충실하라. 그게 어떤 복수적 결과로 돌아올지 그걸 알게 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저자: 이범주(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불임시대(不姙時代)

지금 세상 돌아가는 거 보면 이번 당대만 살고 다음 세상은 접을 분위기다.

서울지역 빌라 반지하의 전세가 1억 넘는다 하고 서울 지상 아파트 전세가는 8~9억을 호가하니 부모로부터 받은 재산 없이 오로지 제 벌이로 결혼하고 아이들 키워야 할 젊은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생각해 보면 매사 다 그렇다. 농사지을 땅 메우며 아파트 지어대는 거 보면 후대들이 이 땅에서 곡식키워 먹고 살 일이 암담하고 멀쩡한 4대강 보로 가두어 흐르는 맑은 물을 똥물로 만들어 놓은 거 보면 후대들 마실 물이 문제다. 대부분 젊은이들은 제 몸 팔아(고용되어) 먹고 살 수밖에 없을 터인데 정치권력자들은 자본가들로 하여금 노동자들 맘대로 해고하게 하고 노동자들 노조활동은 탄압하며 최소한의 임금인상 노력도 백안시한다. 당장의 생존도 문제려니와 앞으로 노동자들은 아무리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그냥 찍소리 말고 소처럼 일만 하다 가라는 뜻 되겠다.

아무리 배 고파도 제 살 베어 구워 먹을 순 없는 노릇이고 아무리 궁해도 농부가 다음 해 농사지을 종자는 건드리지 않는 게 이치다.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 보면 이미 터지게 배가 부른데도 제 살 구워먹기를 능사로 하고 더 나아가 씨 뿌릴 땅마저 조져버리는 모양새이니 당장은 이 나라 허장성세 그럴듯해 보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자멸을 재촉하는 흐름이 아닌가 한다. 왜 그러한가, 지금의 정책결정이 오로지 지금 당장의 이익, 당장의 돈 챙기는데 몰두하며 후대의 삶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후대를 중시한다면 땅과 아파트 투기를 이리 심하게 조장하고 집값, 전세값을 이토록 난폭하게 올려 후대를 세대간으로 수탈하지는 않을 것이며, 일하는 사람들의 권익을 이리 야멸차게 궁지로 몰지도 않을 것이다. 환경을 이리 회복불가로 망가뜨리지도 않을 것이다.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안 낳는 나라가 이 나라, ‘대한미국’이다. 이것이 담은 의미는 심중하다. 이 사회가 ‘불임사회’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금 경제규모가 어떻고 무역액이 어떻고 국방력이 어떠니...그 따위 따분한 말들 해대는데 그 모든 것들이 허언(虛言)이라는 걸 웅변으로 말해주는 게 바로 젊은이들의 결혼기피와 출산거부다. 출산거부는 미래에 대해 젊은이들이 뼈속 깊이 절망하고 있다는 것을 웅변으로 말해준다. 이는 지금 우리 세대가 당장의 이익에 허겁지겁 몰두해온 행태의 필연적 귀결이다.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성실한 노동으로 제 삶 설계하는 것을 비웃으며 주식과 비트코인 등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적 가치에 대한 추구’와 ‘더불어 사는 삶’을 포기하고 대신 고통으로부터 개인적으로 탈출할 수 있기를 희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이들은 이 사회의 미래다. 이 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은 살만한 세상인가. 앞으로도 살만한 세상인가. 아직도 그리 생각하면 맘껏 당신들의 생각과 탐욕에 충실하라. 그게 어떤 복수적 결과로 돌아올지 그걸 알게 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인과응보(因果應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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